"연 34%짜리 적금 봤냐"…삼성전자 물타기한 개미들 '흥분'

입력 2024-04-03 08:38   수정 2024-04-03 09:33


"누가 삼성이 적금보다 못 하다고 했나", "이런 고이율 적금 어디 없습니다"….(종목토론방)

주식시장에서 '찔끔' 움직이기로 소문난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부쩍 엉덩이가 가벼워진 모습이다. 이에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들고 있던 개인투자자(개미)들도 재미를 봤다는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3.66% 올라 52주 신고가인 8만5000원에 장을 끝냈다. 주가가 8만5000원을 넘긴 것은 약 3년 전인 2021년 4월 7일(종가 8만5600원)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은 507조4315억원으로 2021년 4월 20일(500조8647억원) 이후 3년 만에 500조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4% 급등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전날 수급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사실상 외국인의 대부분 수급을 빨아들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을 1조7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를 1조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각각 4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반도체 업종 가운데에서도 외국인은 삼성전자에만 쏠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에만 8.3% 뛰었다. 최근 오름세가 가파르기는 했지만 주가는 지난해부터 등락을 동반한 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2021년 1월 15일 장중 한때 9만6800원까지 주가는 반도체 업황이 위축되면서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듬해 9월30일 5만1800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상승세로 핸들을 꺾어, 주가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무려 34.49% 급등했다.

'물타기'(추가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는 것)를 하면서 기다렸던 주주들은 모처럼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467만2039명으로 전년 대비 114만명 넘게 급감했다. 1년 새 수많은 주주들이 떠나갔지만 이들 주주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은 66.87%에서 67.3%로 늘었다. 길어지는 주가 부진에 물타기로 대응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MTS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이 증권사 계좌를 통해 삼성전자에 투자 중인 66만4883명의 평균 단가는 7만3441원으로 이들은 평균 13%대 수익률을 올리고 있었다. 또 이들 중 약 87%가 삼성전자로 손실이 아닌 수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주들 반응도 격양됐다. 업황을 떠나서 보더라도 시총이 크거나 유동 주식수가 많은 대형주는 시세가 횡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며 다시 '10만 전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종목 토론방을 보면 "와, 이게 되네", "다신 국장 무시하지 않겠다", "92층인데도 희망이 생긴다", "이상한 중소형주 사지 말고 삼성전자나 가득 살 걸" 등 들뜬 반응으로 가득하다.

삼성전자가 주인공인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를 약 25% 담고 나머지 비중을 다른 삼성그룹 기업에 분배한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은 최근 1년 동안 21%가량 상승했다. 'ACE 삼성그룹동일가중'과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도 각각 약 16%, 12%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 강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 속에서 반도체 수출 실적이 빠른 회복을 보이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분위기가 확 달라진 영향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우리나라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한 가운데,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2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폭도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5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액 72조5453억원, 영업이익 5조1701억원에 달한다. 각각 전년 대비 13.8%, 707.58%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도 밝은 시각을 갖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간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돼 온 HBM에서도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메모리가 여전히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상반기를 지나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짚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는 선단공정과 HMB 제품 격차를 줄이며 일반 메모리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경쟁사처럼 공격적인 증서을 하기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펴는 만큼, 여기서 나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예상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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